디지털 유산과 SNS 기념 계정: 고인의 온라인 흔적, 지울까 남길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남겨진 SNS 계정은 우리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고인의 디지털 유산, 그중에서도 SNS 계정은 지워야 할까요, 아니면 기억으로 남겨야 할까요? 이 글에서는 디지털 유산의 의미와 함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플랫폼에서 고인의 SNS를 지우거나 보관하는 방법, 기념 계정 활용법까지 상세하게 안내합니다. 남겨진 사람에게는 추억이고, 때론 위로가 되는 디지털 공간. 이제는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입니다.

1. 디지털 유산의 개념과 SNS의 역할
2. 고인의 SNS, 왜 관리가 필요할까
3. SNS 계정 삭제 vs 보관, 선택 기준은?
4. 기념 계정이란? 플랫폼별 활용법 정리
5. 디지털 유산으로서 SNS,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6. 디지털 애도 문화,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장례문화

1. 디지털 유산의 개념과 SNS의 역할

디지털 유산은 고인이 생전에 남긴 모든 디지털 자산을 뜻합니다. 이메일, 클라우드, 금융정보, 유튜브 채널, 웹사이트 도메인 등도 포함되지만, 특히 ‘SNS 계정’은 개인의 생각과 일상, 관계가 기록된 특별한 형태의 유산입니다.

페이스북의 사진첩,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트위터의 짧은 한 마디들 속에는 그 사람의 감정과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때문에 SNS는 디지털 유산 중에서도 가장 ‘개인적인 기억’이 응축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SNS 계정은 고인의 사망 이후에도 온라인상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계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입니다. 아무 조치 없이 방치될 경우 해킹당하거나 악용될 수 있으며, 남겨진 이들에게 감정적인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 계정을 잘 보관하면 추억과 위로의 공간이 될 수 있죠. 바로 여기서 ‘기념 계정’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2. 고인의 SNS, 왜 관리가 필요할까

고인의 SNS 계정을 정리하거나 보관하는 일은 단순한 디지털 정리가 아닙니다. 이는 고인을 기억하고 애도하며, 동시에 남겨진 사람들이 심리적 마무리를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SNS 관리가 필요할까요? 첫째, 보안 문제 때문입니다. 사망자의 계정이 해킹되거나 스팸 메시지의 출처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둘째, 디지털 환경은 비활성 계정을 자동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할 수 있으므로, 고인의 기록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일정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셋째, 유가족이나 친구들은 SNS 계정을 통해 고인을 추억하고 소통하기를 원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댓글이나 메시지, 사진을 통해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는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은 이런 수요에 대응해 ‘기념 계정’이라는 기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3. SNS 계정 삭제 vs 보관, 선택 기준은?

고인의 SNS 계정을 지울지, 보관할지는 유가족의 입장과 고인의 생전 의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다음은 선택 기준입니다.

• 삭제해야 할 경우
  • 고인이 생전에 ‘온라인 기록을 남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
  • 가족이 해당 계정의 존재 자체로 심리적 고통을 받을 때
  • 보안상 위험이 크거나 계정이 악용될 우려가 있을 때
• 보관하거나 기념 계정으로 전환할 경우
  • 고인의 SNS에 추억이 많고, 지인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경우
  • 고인의 생각과 메시지를 역사적으로 보존하고 싶을 때
  • SNS를 애도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을 때

삭제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인 만큼, 감정적으로 충분히 정리한 후에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면, 기념 계정은 ‘보관’의 성격이 강하므로 나중에 삭제할 여지가 남아 있기도 합니다.

4. 기념 계정이란? 플랫폼별 활용법 정리

SNS 기념 계정은 사망자의 계정을 특정 양식으로 보관하여,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입니다. 플랫폼별로 기념 계정 설정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페이스북 (Facebook)

• 사망자의 페이스북 계정을 ‘기념 계정’으로 전환하면, 이름 옆에 ‘기념’이라는 표기가 붙고, 타임라인은 보존되며 생일 알림, 친구 추천 등은 더 이상 표시되지 않습니다.
• 고인이 생전에 ‘유산 연락처’를 지정해 둔 경우, 지정된 사람만이 추모 게시물 관리가 가능합니다.
• 요청은 Facebook Help에서 가능합니다.

 인스타그램 (Instagram)

유가족이 인스타그램 측에 사망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사망진단서 등)를 제출하면 계정을 기념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 기념 계정은 ‘비공개’가 아닌 한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볼 수 있고, 누구든 댓글이나 좋아요를 남길 수 있습니다.
• 계정 삭제 요청도 가능합니다.

 트위터 (X)

• 트위터는 별도의 기념 계정 기능이 없지만, 유가족 요청 시 사망자의 계정을 삭제할 수 있는 절차를 운영합니다.
• 이메일과 신분증, 사망 증명서 등의 서류 제출이 필요합니다.

이 외에도 구글, 애플, 틱톡, 카카오 등은 각각 고인의 계정이나 데이터를 요청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각 플랫폼의 공식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디지털 유산으로서 SNS,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SNS는 이제 단순한 소셜 플랫폼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일기장이고 개인 박물관입니다. 생전의 게시글, 댓글, 사진 하나하나는 고인의 세계를 보여주는 창입니다. 이러한 기록들을 잘 보관한다면,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큰 위로와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유가족들은 고인의 SNS에 댓글을 달며 마음을 나누고, 주기적으로 기념일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일부는 SNS 내용을 기반으로 추모 앨범이나 영상 기록을 만들기도 하죠. 디지털 유산의 일부로서 SNS를 ‘살아있는 기억’의 형태로 남겨두는 것, 이것은 이제 애도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6. 디지털 애도 문화,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장례문화

과거에는 고인의 유품이라면 손글씨 편지, 사진 앨범, 옷가지 등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상에 남긴 수많은 디지털 흔적이 더 큰 존재감을 갖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장례문화, 즉 디지털 애도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념 계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고인을 기리는 ‘디지털 사당’입니다. 슬픔을 나누고, 기억을 이어가는 공간이죠. 이처럼 디지털 유산의 관리는 죽음 이후의 문제를 넘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지는 태도입니다.

사람은 떠나도, 그 흔적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 흔적을 어떻게 보존하고 마무리할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입니다. 이제는 SNS도 ‘정리하고 설계하는 유산’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